" 무지한 건 부끄러운 게 아니에요, 아주 즐거운 일이죠. "
:: 외관 ::
본인은 회색이라고 꿋꿋하게 주장하는 머리칼은 얼핏 백발로 보일만큼 색소가 옅다. 굳이 공들여 관리하지 않았도 보기 좋게 뻗은 직모지만, 그 길이가 귀를 가리고 뺨을 덮을 정도라 어느 정도는 다듬어야 할 것처럼 보인다. 머리카락만큼이나 흰 빛을 띠는 피부 탓에 창백하다거나 아파보인다는 평가를 종종 받고는 한다.
얼굴의 절반 이상을 가리는 커다란 안경 탓에 그 너머의 눈매가 어떻게 생겼는지, 눈동자가 무슨색인지 보이지 않는다. 측면에서 보아도 머리카락에 가려 제대로 알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고개를 움직일 때마다 언뜻 드러나는 눈동자가 산호색에 가까운 빛깔이라는 것만 어렴풋이 보일 뿐이다. 언제나 가볍게 미소띤 표정이지만, 그마저도 보이지 않는 시선 때문에 의뭉스런 인상으로 바뀐다.
뒤에서부터 목을 감싸고 내려가는 모양으로 장미와 덩굴 문신이 있다. 정면에서는 보이지 않으나, 옆이나 뒤로 돌아가면 머리카락 아래로 선명하기 보인다. 목을 타고 날개뼈 부근까지 문신이 이어진다고 하나, 끝까지 채운 단추와 셔츠 안에 받쳐 입은 터틀넥 때문에 목 부근의 문신만 보인다. 교복은 거의 흠잡을 데 없이 갖춰입고 있지만 안쪽에 조끼나 니트를 입지는 않은 셔츠 차림. 망토를 꼼꼼히 여미고 다녀 드러날 일은 거의 없다. 광택이 없고 수수한 구두를 신은 채 걸을 때는 존재감이 분명한 발소리를 내며 돌아다닌다.
:: 이름 ::
체스터 딘 / Chester Dean
:: 성별 ::
남성
:: 키 / 몸무게 ::
175cm / 61kg
:: 소속 기숙사 ::
래번클로
:: 학년 / 나이 ::
6학년/ 16세
:: 성격 ::
수상쩍어 보였는데 의외로 친절하다, 그의 첫인상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그러했다. 아무래도 눈을 가리는 불투명한 안경 탓에 초면인 상태에서는 그리 신뢰가 가는 인물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미심쩍게 생각할 필요도 없는 것이, 그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사람이 누구건 간에 친절한 편이었다. 길을 묻는 사람에게는 가지고 다니는 수첩을 찢어 약도를 그려주고, 도서관에서 책을 찾는 사람이 있으면 기꺼이 안내인이 되어주기도 했다. 사람의 말을 주의깊게 듣고 공감해주는 좋은 상담자기도 했고, 곤란해 보이는 사람에게 무슨 일이 있나요, 하고 물어볼 정도의 배려심을 갖춘 성격이었다. 때문에 일부는 후플푸프에 갔어도 잘 어울렸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
그러나 그는 래번클로였다. 모자가 배정한 기숙사는 그에게 몹시 어울리는 장소였다. 그를 오래 지켜봤거나 친밀한 사이인 이들은 그의 무기력한 성정을 매우 잘 알고 있었다. 평상시 드러나는 모습은 일종의 가면이나 내숭이라는 것도. 수업 시간, 복도, 낯선 사람들과 마주치는 장소에서는 매우 성실한 학생이지만, 기숙사의 휴게실이나 방 안으로 들어오면 심각한 게으름뱅이로 변했다. 과제는 쌓아두고 미뤄두다 마지막 날에 해치웠고, 식사를 거르려는 건 예사고 어지간한 상황이 아니라면 앉은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니 성실함을 미덕을 삼는 후플푸프에 어울릴 리도 없었다. 이렇듯 의지와 욕망이 모두 퇴화한 사람처럼 구는 그가 솔선해서 행동하는 유일한 이유이자 목적이 호기심이었으니, 그를 래번클로로 보낸 모자의 선택은 아주 옳은 것이었다.
앞서 말한대로 그는 제 호기심을 채우기 위한 일이라면 게으름을 부리지 않았다. 오히려 아주 적극적인 인물로 변했다. 그에게 가장 가치있는 일은 호기심을 채우는 일이었다. 행동의 동기, 목적이 모두 호기심이란 단어로 이어졌다. 퇴화한 의지와 욕망이 모두 호기심으로 쏠려버린 사람 같았다. 쇼 윈도우의 장난감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아이처럼, 궁금한 것이 생기면 해결을 봐야 직성이 풀리고는 했다. 다만 그는 충분히 분별있는 사람이라 선을 지키는 방법을 알았다. 상대방이 불쾌해하면 정중하게 물러났고, 지나치게 위험한 일이라면 조금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드러낼 수 없는 방법으로 얻은 지식은 절대로 완벽하지 않다, 도덕적이고 정당한 방식으로 얻은 것만이 온전히 손에 넣은 지식이다. 그의 사고 저편에는 그런 믿음이 깔려있었고, 그랬기에 그는 제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언제나 도덕의 울타리 안에 머물 수 있었다. 평상시에 내숭처럼 보여지는 친절하고 상냥한 모습도 그런 믿음에서 기인한 태도라고 할 수 있다.
:: 특징 ::
-10월 29일 생. AB형.
-혼혈. 머글 출신 마법사 아버지와 머글인 어머니.
-전나무, 용의 심금, 13in, 유연하고 잘 휘어진다. 전체적으로 막대기와 다를 바 없는 모양이나 지팡이 끝을 수정으로 장식해 마감했다.
-패트로누스를 사용할 수 있으나 그 사실에 대해 언급하거나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5학년 초반 책에서 완성된 패트로누스는 사람마다 다른 모습을 가진다는 문구를 읽고 자신의 패트로누스가 어떤 동물인지 알고 싶다는 일념 하에 연습에 매진, 몇 달 전쯤에야 겨우 제대로 된 패트로누스를 불러낼 수 있었다. 확인한 모습은 벌새였으며, 이후 자신의 궁금증을 채웠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관심을 껐다. 그 후로도 몇 번 더 사용해본 적은 있으나, 실전에서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
-불행히도 그는 적성과 흥미가 다른 타입이다. 변신술에 재능이 있으나 마법약에 흥미를 갖고 있기 때문. 한쪽은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음에도 타고난 재능으로 O.W.L에서 O를 따냈지만, 다른쪽은 뼈 빠지게 노력한 결과 턱걸이로 간신히 E를 받았다. 마법약에 관해서는 이론은 완벽하지만 실제로 만들지를 못 한다는 평. 그외로 고대 룬문자에서 O를 따냈으며, 본인이 관심 없어하던 마법의 역사나 천문학에서는 간신히 낙제를 면한 점수를 받았다. 마법이나 어둠의 마법 방어술, 약초학, 점술 등의 성적은 그럭저럭.
-손재주가 없다. 무언가를 만들거나 하는 데에 특히. 마법약을 만들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인 듯 보이며, 비슷한 맥락에서 요리 역시 끔찍한 솜씨다. 솜씨를 요구하는 일은 대체로 못하는 편인지, 그림이나 공예도 엇비슷하다. 글씨 역시 상당한 악필.
-애완동물을 들이지 않았다. 일일이 식사를 챙겨주고 씻겨주고 하는 게 매우 귀찮아서라는 이유. 본인 한 몸 건사하기도 충분히 귀찮은 사람이다. 부엉이 역시 학교 부엉이장에서 공동으로 쓰는 부엉이를 쓰곤 하며, 편지를 보내는 일도 꽤 드문 편이다.
-안경은 도수가 없는 물건이며, 종코의 장난감 가게에서 나온 일종의 장난감이다. 원래는 수염이 달려있는 우스꽝스런 상품이었는데 수염을 떼어내고 사용 중. 한쪽은 불투명하지만 반대편에선 상대방이 보이는 렌즈가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