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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볍게 살고 싶어. 아무렇게나 라는 건 아니야! "

:: ​외관 ::

갈색의 긴 머리를 양 갈래로 땋아 내린 소녀는 열다섯이라는 나이에 맞게 발랄해 보이​는 이미지를 가졌다. 다 풀어 내리면 허리까지도 닿을 것 같은 진한 흑갈색의 머리가 그녀의 트레이드마크. 열 살 때부터 고집스레 이어온 소녀의 헤어스타일이었다. 5년 동안이나 스스로 땋아 오다보니, 이제는 바쁜 아침에 호박 파이 하나를 입에 물고 눈도 제대로 못 뜬 채 수업을 들으러 두 다릴 종종거리면서도 양 손으로는 빠르게 제 머릴 땋을 수 있을 지경에 이르렀지. 재주라면 재주였다. 촘촘한 맛은 없게 엉성하고 흐물흐물하게 땋아 내린 것이, 소녀와 퍽 잘 어울렸다.

 

동그라니 큰 눈은 색소가 옅은 갈색 빛을 띤다. 눈꼬리는 올라갔다기 보다는 아래로 조금 쳐져 순한 인상을 주었지. 깜빡 깜빡, 긴 속눈썹을 팔랑이며 의문 가득한 눈으로 또 누군가를, 어떤 구절을, 어떤 마법을 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얼굴을 할 때면 호기심 많은 소녀로만 보이기도 했다. 품 안에서 잠자고 있는, 자칭 ‘무시무시한 위력을 가진 파트너 우든’을 꺼내 휘두르기 전까지는 말이다.

 

목도리는 두르지 않는다. 귀찮다나. 겨울에도 빨갛게 얼은 코와 귓불을 한 채 짧은 두 다릴 열심히 움직이고는 했다. 그러다 누가 걱정이라도 하듯 한 마디 던지면, 귀찮다는 얼굴로 제 긴 머리를 보란 듯 목에 두르는 기행을 해 보였지.

 

짙은 색의 교복은 소녀의 몸에 낙낙하니 들어맞는다. 단정함 보다는 편리함을 추구하는 그녀의 성정답게, 넥타이는 목을 죄는 맛이 없고 단추는 한 개 쯤 끌러놓는다. 풀어진 모습을 하고는 하얀 고양이를 품에 안았지. 기숙사 소파에 푹 파묻혀서는 꼬박꼬박 졸고 있는 모습이 그렇게 편안해 보일 수가 없더라. 기실 집으로 돌아가서도 같은 꼴이니, 엄하디 엄한 제 아버지에게 한 소리 듣기 딱 좋았지. 그래도 소녀는 꿋꿋하게 눈을 치뜨고는 저가 편한 옷차림을 고수했다. 은근한 고집을 부려 보는 것이었다. 뭐, 오래가지는 못했고.

 

감정이 얼굴에 다 드러난다고 누군가가 지나가면서 그랬지. 그 말에도 큰 눈을 더 땡그라니 뜨곤 눈썹을 위로 잔뜩 치켜 올렸다. 슬 벌어지는 작은 입술. 깜짝 놀랐다는 표정. 그런 얼굴로 포커페이스를 유지한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래도 본인은 스스로가 표정 숨기기의 귀재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이렇게 말하고 다니다 보면, 언젠가는 사람들이 내 표정을 안 믿는 날이 오겠지!” 애석하게도 그녀의 작은 바람은 매번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지만.

 

 

 

:: 이름 ::

 

이브 J. 스트레인저 / Eve Jane Stranger

 

 

 

:: 성별 ::

 

Female

 

 

:: 키 / 몸무게 ::

 

156cm / 45kg

 

 

:: 소속 기숙사 ::

 

래번클로

 

 

:: 학년 / 나이 ::

 

5학년 / 15세

 

 

 

:: 성격 ::

 

1.

이거 손대면 안 돼.

“왜?”

안 되니까.

“그러니까, 왜?”

 

땡그라니 큰 눈이 당신을 향한다. “안 돼? 왜 안 돼?” 무구한 질문을 던지며 고개를 한 번 갸웃해 보인다. 흔히들 미운 여섯 살이라고들 말하는, 어린아이 특유의 “왜?” 하는 질문들. 소녀의 하루는 “왜?”로 시작해서 “어째서?”로 끝났다. 왜 밤에는 학교 안을 돌아다니면 안 돼? 왜 베리타세룸을 먹이면 안 돼? 소녀의 질문에 일일이 대답해 주다가는 하루가 다 갈지도 모른다. 사실은 스스로도 딱히 답을 원하는 것은 아니었고, 그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의문을 입 밖으로 바로바로 뱉어내지 않으면 답답해하는 제 성정 때문이었다. 처음 입학했을 당시에는 이러한 버릇 때문에 교수님들에게 학구열이 뛰어난 학생으로 칭찬받기도 했었다지. 그러나 별 의미 없는 질문이라는 것이 들통 난 뒤부터 소녀의 질문은 수업시간의 골칫거리로 전락해 버린 지 오래였다. 본인도 그것을 아는지, 이제는 수업시간에 궁금증이 있어도 입을 비죽이며 뚱한 얼굴로 애꿎은 책만 노려보았지.

 

2.

그거 이름이 뭐야?

“미미.”

아니, 네 고양이 말고.

“응, 그러니까 이거 이름이 미미.”

 

4차원이라기 보다는 자기 세계가 확고한 것으로 해달라고 뻔뻔스레 말했지. 나도 3차원에서 사는 엄연한 인간이거든? human! H-U-M-A-N. 철자 몰라? 다시 읽어줄까? 뾰로통한 얼굴로 톡 쏘아 붙이고는 제 고양이를 끌어안았다. 소녀의 작은 취미인 ‘사물에 이름 붙이기’ 는 그녀의 정신세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작은 지표에 불과했다.

 

“내 지팡이 이름은 우든이야. 나무로 만들었거든. 뭐? 모든 지팡이는 다 나무로 만든다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애석하게도 작명센스가 훌륭한 편은 아니었다.

 

3.

폴리 주스 만드는 법 알아?

“당연히 알지.”

와, 어떻게 알아?

“포포가 알려줬어!”

 

품 안의 작은 수첩. 머글 식의 방식이 좋다며 가죽 끈으로 형편없이 칭칭 동여맨 그것은 우스꽝스럽기만 했다. “응? 머글들은 이렇게 안 해?” 마치 오리엔탈리즘을 표방하는 유럽인의 그것과 같다고나 할까. 그녀가 생각하는 머글 식의 방법이 이런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안 뒤로도 그녀는 제 수첩을 가죽 끈으로 칭칭 동여맸다. 오히려 본인만의 방법이 생겼다며 좋아했지.

빛바랜 붉은 겉표지를 가진 낡은 수첩에는 그녀가 메모한 것들로 빼곡했다. 차마 머릿속에 넣지 못한 많은 지식들 중의 일부를 수첩 한 귀퉁이에 끄적거려놓고는 흐뭇하게 웃었지. 이러면 안 잊어버리겠지! 하면서. 막상 나중이 되면 그것을 적었다는 사실조차 잊거나 어느 페이지에 적었는지 몰라 한참을 찾곤 했다. 시간이 더 흐른 뒤, 여유롭게 수첩을 뒤적이다 발견한 제 글씨에 깜짝 놀라 앉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포포가 나한테 새로운 걸 또 알려줬어!”

말만 들으면 수첩 안에 비밀스런 내용이 가득할 것 같지만, 실제로 그녀가 수첩 안에 적는 내용은 놀랍게도 학업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알로호모라 마법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용례, 미등록 애니마구스 사용자들에 대한 연구자료 같은 것. 작은 것 하나도 놓치기 싫어서 몸에 배게 만든 메모하는 습관이었다. 그래, 이것이 그녀를 입학 직후부터 지금까지 늘 학년 석차 3위 안에 들게 만든 비법이다.

 

4.

이번에 몇 등 했어?

“그리핀도르에서 1등!”

너 그리핀도르 아니잖아.

“응! 내가 학년 1등이니까.”

 

머리가 선천적으로 좋은 것인지, 수첩에 메모한다는 습관 말고는 딱히 공부하는 모습도 잘 보이지 않으면서 그녀는 늘 최상위권에 속했다. 그녀의 논점을 벗어난 질문 공세에 지친 호그와트의 교수님들도 그녀의 성적을 확인하고는 혀를 내두를 정도였으니까. 여태까지 보았던 시험들을 거의 O로 통과해 놓고도 그녀는 잘난 체 하는 법은 없었다. 그저 누가 성적을 물으면, “동그라미가 보기 좋아서, O로 다 통일해버렸어!” 하는 답답한 대답. 그래, 지식을 추구하는 입장에서 볼 때에 가장 래번클로다운 학생이기야 했지만, 학문을 대하는 자세 자체는 퍽 불량한 편이 맞았다. O.W.L.에서 모든 선택과목을 O로 통과할 것이 자명해 보이는 이 소녀는 제 앞길에 전혀 걱정이 없어 보였지.

 

5.

이건 어때?

“좋아!”

저건?

“너어어무 싫어!”

 

호불호 하나는 확실하게 구분하고 있었다. 좋고 싫음의 구분이 명확했고, 소녀는 남의 기분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그것을 피력하고 있었다. 때문에 그녀의 눈 밖에 한 번 난 사람은 쭉 소녀의 차가운 시선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그녀가 특유의 귀염성 있는 얼굴로 남을 쏘아보며 으르렁거릴 때에는 필시 그 이유가 있다. “왜?”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만큼, 무언가를 싫어할 때에는 항상 그 인과관계가 확실히 존재했다.

 

 

 

 

:: 특징 ::

 

 

1.

지팡이 : ‘우든’

 

단단하고 무거운 자단으로 만들었다. 25cm. 용의 심장 줄이 들어간 적갈색의 지팡이. 지팡이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소녀의 눈에 확 들어 온 첫 번째 지팡이였지. “나 저거 할래.” 당찬 선언에 모인 사람 모두가 웃었더란다. 그러나 거짓말처럼 지팡이는 소녀의 손에 꼭 맞았다. 마치 서로가 서로를 선택한 것처럼.

손잡이에 음각으로 패인 화려한 꽃무늬. 작은 소녀가 쓰기엔 지나치게 무겁고 단단한 감이 없지 않았지만 그 아름다운 장미의 조각이 그녀 손 안에 꼭 쥐어지는 순간, 그녀는 무서울 것이 없었다.

그녀의 괴상한 취미 덕에 이미 가게를 나오면서 ‘우든’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2.

고양이 : ‘메모리’

 

부엉이를 길러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아버지의 제안에도 입을 쭉 내밀고 흰 고양이를 사달라고 졸랐지. 반드시 흰 놈이어야 한다는 딸의 생떼에 결국은 새끼 터키쉬 앙고라를 품에 안겨주면서도 영 탐탁치 않은 얼굴을 한 그녀의 아버지였다. 그에 반해 한껏 행복한 표정으로 고양이를 연신 쓰다듬으며 소녀는 그 귀에 속삭였다. “네 이름은 오늘부터 메모리야.”

유명 뮤지컬의 그 노래가 맞다.

 

그녀에게 가장 필요한 마법이라면 단연 1순위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망토와 침대를 깨끗이 하는 마법이었다. 늦잠이라도 잔 날에는 흰 고양이털을 여기저기 덕지덕지 묻히고 돌아다니는 까닭에 가끔은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고양이를 품에 안고 돌아다니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눈처럼 하얀 그 고양이가 야옹, 하고 울 때면 “메모리가 나에게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작게 중얼거리며 고양이를 안아들었지. 그 푸른 눈과 시선을 맞추며 샐쭉 웃고는,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라며 사랑스럽게 꼭 껴안았다.

 

 

3.

성적 : 동그라미가 좋아서.

 

앞서 밝힌 바 있듯이 전 과목 O. 비행술에는 영 재능이 없었지만 퀴디치를 ‘보는’것은 좋아한다고. 약초학, 산술점, 마법의 역사 등 암기 위주 과목에서 자신감을 보였다. 실상 마법 자체에 관심이 있다기 보다는 지식을 통째로 외우는 것에 더 성취감을 느낀다. 머글 연구 과목에 흥미가 깊으나 다른 과목보다 성적이 영 좋지 못한 이유는 단 하나, 제멋대로인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그녀의 성정 덕이었다. 또한 어둠의 마법 방어술에 큰 흥미를 보이며, 패트로누스 마법을 연마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4.

패트로누스 : 아직 사용하지 못하는.

 

패트로누스 마법을 연마하기 위해 그녀가 지팡이를 휘두른 횟수를 셀 수 있을까? 그러나 무어가 잘 풀리지 않는지 아직은 희끄무레한 빛 덩이, 혹은 실타래 같은 것만 겨우 불러낼 수 있는 정도. 그럴 때마다 애꿎은 제 지팡이를 손바닥으로 탁탁 때리며 “힘 좀 써봐, 우든!” 하고 성을 내곤 했다. 어린아이가 할 법한 책임전가라는 사실을 본인도 알고는 있었지. 그래도 언뜻 보이는 그 희미한 빛의 형상이 날개를 펼치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고 우겼다. “새 종류일거야. 분명 작고 귀여운 행운의 파랑새일 거라고!”

 

 

5.

순혈 가문 : Stranger

 

스트레인저 가문은 유서 깊은 순혈 가문이었다. 그녀의 아버지가 죽음을 먹는 자라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었지. 그녀는 아버지에게 순종적인 딸이었다. 그녀의 가문에도 타칭 ‘이단자’는 언제나 있기 마련이라, 불사조 기사단과 내통하는 자들도 몇 명 있었지만, 글쎄. 그들이 어떤 결말을 맞았을까? 소녀는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천진하게 웃어보였다. “더러운 건 없애는 게 맞잖아. 우리 아빠가 그랬어!”

머글본과 혼혈 아이들을 무조건적으로 싫어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머글에 대한 흥미가 깊었고, 선입견이나 편견을 버리려 언제나 애쓰는 사람이다. 그녀가 싫어하는 것은 태생에 대한 것이 아니라,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가로막는 존재들이었다.

 

 

6.

생일 : 0527

탄생화는 데이지. 꽃말은 순수한 마음.

 

 

:: 소중한 존재 ::

 

아버지, 레오폴드 M. 스트레인저(Leopold Maylily Stranger).

소녀의 모든 의사결정은 레오폴드 M. 스트레인저의 뜻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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